고양이 놀이에서 난이도는 무척 중요한 요소이다. 뚱냥이를 운동시키기 위해 무조건 빠르게만 움직이면 쉽게 흥미를 잃고, 에너지가 넘치는 고양이에게 느릿느릿 눈에 보이는 속도로만 흔들어주면 지루해한다. 보통 사냥놀이를 할 때 집사는 좌절하고 고양이는 흥미를 잃는 이유가 적당한 난이도와 완급 조절의 실패이다.
당신의 집에서 그루밍과 잠자기로 시간을 보내는 귀여운 요물단지들은 자신의 힘에서 벗어나는 어려운 사냥은 싫지만 스릴이 없는 쉬운 사냥도 싫어한다. 대체 어쩌라는 것이냐며 집사가 포기해버리면 무서운 속도로 뚱냥이가 되어버리기도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좋은 소식은, 생각보다 고양이가 원하는 장난감 움직임을 구현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점이다.
고양이가 좋아하는 사냥 패턴이 있다. 물론 이것 또한 냥바냥이겠지만, 무작정 흔들어주는 것 보다 반응이 잘 오는 건 확실하다. 집사가 온 몸을 날려야 하는 패턴이 있는 반면에 스냅만 조절해주면 금방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패턴도 있다.
아래에 소개할 패턴을 알고 있으면 사냥 놀이의 리듬과 고양이의 운동량을 조절할 수 있다. 고양이 사냥 놀이 팁은 고양이에게 필요한 것이지만, 궁극적으로 이득을 보고 행복해지는 사람은 집사이다. 어차피 안 움직이고 있는 고양이를 움직여야만 한다면 아래의 팁을 속는 셈 치고 한 번 따라해보자.
좌우로 크게 바닥을 쓸며 움직이기
반응도★★★
난이도★☆☆
장난감으로 비질을 한다는 느낌이 딱 맞다. 이 패턴은 낚시대보다는 꼬치형이 쉬운데, 잘만 이용하면 낚시대보다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바닥을 스치며 삭삭 소리를 내어주면 반응이 제법 잘 온다. 무조건 슬렁슬렁 움직이기보다는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 장난감이 달린 부분을 휙휙 휘게 만들어주면 더 좋다. 고양이가 사냥감을 눈으로 추적하기 좋은 패턴이기 때문에 금방 집중이 된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다만, 단조로운 움직임이니만큼 남용하면 금방 질려하는 점에 유의해야겠다. 사냥 패턴 중 처음과 끝 사이에 중간중간 넣어주기 좋은 패턴이다.
천천히 공중에서 까딱이기
반응도★☆☆
난이도★☆☆
위 아래로 움직이는 장난감에 환장하는 친구들에게 잘 먹힌다. 요령은 고양이를 낚아올린다는 감각으로 느리게 공중에서 흔들리게 하면 된다. 고양이 앞발에 잡혀줄 듯 잡혀주지 않으면서 까딱거리다가 움직임이 커졌다는 생각이 들면 스피드를 올려주자. 단순히 까딱거리기만 해도 제법 반응이 오는 편이나, 공중에 있는 장난감에 관심이 없는 고양이이거나 점프를 싫어하는 고양이에게는 크게 효과가 없을 수 있다.
바닥에 대고 원을 그리기
반응도★★☆
난이도★☆☆
반복적인 패턴에 질리지 않고, 반응을 잘 보이는 고양이라면 무척 좋아할 것이다. 이 패턴 역시 바닥에 장난감을 완전히 대고 움직이는 패턴이기에 꼬치류를 사용하면 더욱 쉽다. 작은 설치류가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달린다는 느낌으로 바닥에 대고 원을 그려준다. 고양이의 반응에 따라 속도를 유지하면 되는데, 이때 무척 흥미로워하면서 잡으려고 시도 할 경우 눈치를 보다가 다른 곳으로 빠르게 이동시키면 달리기를 유도해볼 수 있다. 호불호가 무척 갈리는 패턴이라 몇 번 테스트 해 본 뒤에 써보기를 추천한다.
공중에서 빠르게 좌우로 흔들기
반응도★★☆
난이도★★☆
이 패턴의 제일 큰 단점이라고 하면 시간을 끌수록 팔이 무척 아파온다는 점이다. 보통 장난감을 흔들어준다고 하면 이 패턴으로 놀아주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고양이들의 반응이 잘 나온다. 소리도 적당히 크고 속도나 움직임 또한 금방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집사에게도 편하다. 그러나 고양이가 잡기에 각이 잘 나오지 않는 패턴이기 때문에, 주목을 끌고 흥미를 돋우는 용도로만 사용할 것을 권한다. 재밌어 보이더라도 실제로 장난감을 잡기 힘든 패턴이면 고양이들은 금방 포기해버릴 것이다.
바닥에 대고 지그재그로 빠르게 흔들며 멀어지기
반응도★★☆
난이도★★★
이후 서술할 패턴도 그렇지만 고양이 놀이에서 난이도가 높다는 뜻인 즉, 집사가 많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 패턴은 바닥에서 흔들어주는 다른 패턴에서 연계하기 쉽다. 고양이가 관심을 보인 사냥감이 도망가는 느낌을 주되, 직선으로 움직이는 것 보다는 좌우로 살짝 흔들어 지그재그로 도망치는 듯 연출해주자. 바닥에 장애물이 있으면 그 사이로 움직여 보는 것도 좋다. 달리기를 좋아하지 않는 고양이라도 이 패턴이면 사족을 못 쓴다. 정말 도망치는 것 처럼 보여야 효과가 가장 크기 때문에 나이를 다 먹고 집 안을 달릴 각오를 해야한다.
도망치다가 코너를 돌아 모습을 감추기
반응도★★★
난이도★★★
모든 고양이가 정신을 잃고 좋아하는 코너로 장난감 숨기기가 드디어 등장했다. 모든 패턴 사이사이에 넣어주면 고양이의 동공이 금세 보름달만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코너라고 적어두긴 했지만 굳이 기둥 모서리가 아니라 다른 장애물에라도 적용할 수 있는 패턴이다. 이 패턴은 집사의 격한 운동과 병행되면 무척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잘 쫓고 있던 사냥감이 귀퉁이를 돌아 모습을 감춘다고 생각해보자. 그야말로 아슬아슬하고 긴박한 추격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사냥놀이를 할 때 고양이만 재밌거나 집사만 재밌으면 금방 밸런스가 무너진다. 사냥놀이를 위해 패턴을 고안하고, 패턴대로 고양이가 응해주어, 끝날 무렵에는 집사도 귀여운 고양이의 재간을 봐서 좋고 고양이는 움직여서 즐거운 시간이 되어야한다. 말도 못 하는 고양이를 위해 애쓰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의무감에, 필수적이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내 고양이랑 함께 즐겁기 위해서라고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사람과 고양이가 함께 즐기기 위한 놀이 시간에 더 가까워졌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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